내가 디지털 노마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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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가 생긴 것인 1997년 쯤 이라는데...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는 몇년 전에 알았지만, 최근 10여년의 내 생활을 돌아보면 이미 난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서울을 떠나서 살아본 적 이라고는 가끔 여행 삼아 몇 일을 타지방에서 지내면서 살았던게 다이지만 말이다.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왔고, 회사 생활도 그럭저럭 오래했지만, 그 답답한 사무실이 언제나 싫었던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미칠것만 같았다. 그래서 늘 자유를 갈망하며 살아왔고, 일이 놀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왔던것 같다. 그러다가 여차여차 제주도에 오게 되었고, 생활에 필요한 돈은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기에 직업은 바꾸지 못하고, 개발자로써의 삶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사실 개발자라는 직업이 그렇다. 어떤 개발자든 그 개발자들의 꿈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이다. 월급 몇푼 받고 남을 위한 봉사자로써의 삶의 낭비가 아니라, 세상을 놀라게 할 미친 개발을 하고 싶은 것이 모든 개발자들의 꿈이다.

제주도에 오고 삶이 평온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이루어야 할 목표가 부담스러운 면도 있지만, 도전 할 만한 가치가 있고,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바다가 15분 내외로 기다리고 있고, 집 주변은 온통 아기자기한 전원 주택들이 모여있고, 그 사이사이는 감귤밭이 천지로 널렸다. 집 밖에 보이는 앞동산에는 꿩, 제비, 까치, 까마귀, 참새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이 매일 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잘거리고,  집에서 조금만 나가면 한라산이 나를 둘러싸고 피톤치드를 가득 보내고 있다. 그뿐인가, 한라산 중턱만 올라가면 살면서 보기 힘든 말이라는 동물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어먹고, 가끔 나에게로 다가와 인사를 한다. 한 마디로 모든 환경이 나를 위한 맞춤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초, 중,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나오고, 기업에 입사하고, 좋은 짝을 만나 아이를 낳고, 아파트 평수를 넓히며 사는 삶이 목표이자 행복이라고 배우며 살아왔다. 아침이면, 지옥철과 지옥버스는 나를 태우고 회사라는 지옥에 출근을 시켰고, 저녁이면 회사 앞 음식점과 술집에서 하염없이 술을 푸며 상사의 뒷다마를 까고, 회사를 원망하며, 늘어나지 않는 연봉을 비관하며 살아왔다. 그렇게 살았던 지난 날을 떠올려보며 과연 올바른 삶 이었는가를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이제는 "아니다, 절대 아니다" 라는 대답이 절로 나온다.


디지털 노마드 이전에 유목민이라는 단어는 늘 나에게 강한 매력을 풍기는 단어였다. 몽골의 유목민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삶이 너무도 멋져보였고, 그렇게 사는 삶이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제주도에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도 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사는 지구별은 다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철 없는 것이라고 말 할지도 모르겠다. 철이 없으면 어떠한가? 한번 사는 인생 참 잘 살았노라고, 즐거웠노라고 마지막에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잘 산 삶이고, 만족스러운 삶이지 않을까 싶다.

결론은 이렇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는 미래 지향적이자,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몇몇 일부의 사람들은 그것이 과거부터 가능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이 그런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어떠한 계기가 되었고(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들은 그 기업들과 알게 모르게 함께 일하고 있다. 세상 어디서든지 인터넷만 있다면, 소통이 가능하니 결코 외롭지 않다.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사이트가 하나 있다. 노마드리스트라는 사이트인데, 전 세계의 디지털 노마드들이 공유한 정보들이 모여있는 사이트이다. 제주도도 당당히 리스트 중에 이름을 올렸다.

아무튼, 나는 지금의 내 삶이 좋고, 행복하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며, 의미있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 

난 이 삶이 옳다고 생각하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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